MBC, 배구선수 '김연경 오해 자막' 비공개 처리.

MBC 방송국 기자가 "한일전 승리로 국민에게 희망을 줬다"라고 입을 떼고 소감을 묻자 김연경은 "감사합니다. 더 뿌듯하네요"라고 답변을 했다고 합니다. 2020 도쿄올림픽 대한민국 여자 배구 대표팀이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A조 조별리그 4차전에서 일본을 상대로 2-2 접전 상황에서 마지막 세트마저 14-14 듀스까지 가는 대접전 상황에서 2점을 연속으로 따며 일본을 격파했습니다.

 

 

이경기에서 김연경 선수는 홀로 30점을 올리며 팀을 승리로 이끄는 주역이 되었습니다. 박정아 선수가 15점을 따고 양효진 선수도 12점을 기록하는 고군분투로 연승에 힘을 보탰습니다. 이 경기에서 김연경 선수는 무릎 위 허벅지에 실핏줄이 터져 피가 뭉친 혈전 자국 여러 개가 뚜렷하게 나타난 사진이 공개되어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는 네티즌들의 격려 댓글로 응원을 보냈습니다.

 

 

경기 후 김연경 선수는 기쁘고 들뜬 기분을 만끽했지만 코트에서 선수들은 다같이 진지했습니다. 특히 김연경 선수도 평소보다 더 진중했습니다. 김연경 선수는 "감정에 휩쓸리는 경기가 많습니다. 짜증이 나는 느낌도 많이 납니다"며 "감정 조절을 안 하면 일본전은 어렵기 때문에 웃는 것보다 마인드 컨트롤을 하면서 한 포인트 한 포인트 최선을 다하려고 했다"라고 그 당시 심경을 말했습니다.

 

MBC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엠빅뉴스'에서는 지난 1일 편집본 영상을 올린 후 네티즌들에게 조작된 자막을 사용했다며 강하게 비판을 받고 사과를 요구하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바로 김연경 선수와 인터뷰에서 한 대화를 교묘하게 편집하여 김연경 선수를 곤경에 빠트리려 했다는 것입니다.

 

2020 도쿄올림픽 한일전 여자 배구경기에서 스파이크를 날리는 김연경 선수.

 

엠빅뉴스 기자는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셨어요"라고 말을 시작했고, 김연경은 "더 뿌듯하네요"라고 답을 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영상 자막에는 "축구, 야구는 졌고 배구만 아겼는데?"라는 질문으로 바뀐 것입니다. 이 질문에 김연경 선수는 "더 뿌듯하네요"로 대답한 것이 되었습니다. 아 다르고 어 다르다고 축구와 야구 경기를 진 상황에서 축구와 야구를 깍아 내리고 이겨서 더 뿌듯한 것으로 오해받기 딱 좋게 편집이 된 것입니다.

 

 

네티즌들의 비난이 거세게 이어지자 해당 자막을 모자이크 처리를 했고 그래도 항의가 누그러지지 않자 영상을 비공개로 전환했습니다.

 

그리고 엠빅뉴스는 새로 올린 전체 인터뷰 영상에서도 네티즌들의 비판은 사그라들지 않고 이어졌습니다. 영상에서 기자는 '오늘 모르셨겠지만 축구도 지고 야구도 졌는데..."라고 이야기를 꺼내자 김연경 선수는 "아! 그래요?"라고 되묻습니다. 이에 기자는 "배구가 유일하게 희망을 살려주셨어요.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셨어요"라고 말했고, 김연경 선수는 "감사합니다"라 했습니다.

 

 

이어 기자가 "응원해주시는 팬들에게"라며 한 "마디 해 달라"는 취지로 요청하자 김연경 선수는 "더 뿌듯하네요"라며 "어쨌든 코로나로 인해서 많은 분들이 외부활동을 못하시는데 집에서나마 저희가 조금의 힘이 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고 있으니까 많은 분들이 응원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라고 한마디 했습니다.

 

이에 네티즌들은 "기자가 하지도 않은 말을 넣어 축약을 하냐" 또 "기자면 인터뷰에서 하지도 않은 질문이 자막으로 나갈 수 있느냐, 캡처 사진 등 원본의 내용이 있는데 오해의 소지가 있는 자막으로 축구와 야구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무례하다는 것도 모르느냐"라며 '엠빅뉴스'의 작위적인 자막처리를 성토했습니다.

 

네티즌들 지적 중에서 가장 많은 공감을 받은 댓글은 "누가 봐도 오해가 아닌 김연경 선수를 인성 나쁜 사람으로 만들려던 자막이었는데 이렇게 뻔뻔하게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고만 말할 수 있느냐. 짧은 변명이 아닌 제대로 된 사과를 하세요"라는 내용의 댓글이었습니다.

 

 

앞서 박성제 MBC 사장은 지난달 기자회견을 열고 대국민 사과를 통해 "철저하게 원인을 파악하고 책임도 반드시 지게 하도록 하겠다. 대대적인 쇄신 작업에 나서겠다"며 "내부 규정을 더 확실히 하고 절저 한 심사 시스템을 완성해서 재발을 막기 위한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라고 공식 서과를 했습니다. 그런데도 같은 사고가 연이어 나는 건 일상적인 일로 잘못인 줄도 모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의문이 듭니다. MBC는 정말 답이 없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