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가장 작은 발광체' 발명...서울대 경북대 공동 연구.

서울대학교 화학부 이동환 교수는 14일 현재 알려진 분자 중에서 크기가 가장 작은 적색광 발광체를 발명하고 긴 파장에서 빛이 나오는 광물리학적 메커니즘을 이론적으로 규명함으로써 형광 분자의 새로운 설계 전략을 제시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연구 결과는 지난 13일 국제학술지 'Nature Communiucations'에 온라인으로 발표를 했습니다.

 

양자역학의 '상자 속 입자(particle-in-a-box)' 모델에 따르면 분자가 낮은 에너지에서 빛을 내기위해서는 전자가 돌아다닐 수 있는 큰 상자가 있어야 한답니다. 이조건을 화학 구조에 대입해 보면 파이 결합 여러 개가 달아서 연결된 커다란 분자가 필요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지금까지 알려진 장파장 발광체는 파이결합을 하는 여러 개의 탄소 고리를 붙여서 만듭니다. 크고 평평한 분자는 고체상에서 응집을 통해 개별 분자의 고유한 광물리학적 성질을 잃거나 들뜬상태에서 전자전달과 에너지 전달 등 복잡한 경로 때문에 빛을 내는 성질이 바뀌기 쉽습니다.

 

방향족 탄화수소는 빛을 흡수하는 에너지와 빛을 내놓는 에너지의 차이에 해당하는 스토크스(Stokes) 이동이 분자의 크기와 직접적인 상관관계를 보인다는 점에 착안해서 연구진은 스토크스 이동이 가장 큰 벤젠을 연구의 출발점으로 삼았습니다.

 

 

 

 

가장 크기가 작은 방향족 탄화수소인 벤젠은 스토크스 이동이 크지만 자외선 영역에서 빛을 흡수하고 내놓기 때문에 형광체로 활용되기는 어렵습니다.

 

연구팀은 벤젠을 이루는 탄소 육각 고리 주변에 전자 주개인 아민기와 전자 받개인 아세틸기를 대칭적으로 도입함으로써 가시광 영역에서 빛을 내는 벤젠 유도체인 DAPA(디아세틸 페닐렌 디아민)의 여러 이성질체를 설계하고 합성했습니다.

 

세 종류의 DAPA 이상질체는 원소 조성면에서는 똑같지만 전자 주개 전자 받개의 위치에 따라 매우 다른 발광 특성을 보이는데 그 가운데 p-DAPA는 지금까지 알려진 적색광 형광체 (발광 파장 600nm·나노미터 이상) 중 가장 작은 분자량(MW=192)을 가집니다.

 

 

상자 속 입자 모델에서 아주 작은 상자에 해당하는 이 분자가 놀랍도록 긴 파장에서 빛을 낼 수 있는 이유는 큰 스토크스의 이동이 있기 때문입니다. 들뜬상태에서 반방향성 때문에 에너지 면에서 불안정했던 벤젠 고리의 전자 구조가 수소결합의 도움으로 탄소-탄소 결합 길이 재배열이 일어나는 경로를 따라 안정성을 회복하는 방식의 큰 스토크스 이동이 생깁니다.

 

들뜬상태에서 일어나는 이런 흥미로운 메커니즘은 이론화학, 계산화학 전문가인 최철호 경북대학교 교수 연구팀과 공동 연구를 통해 세계 최초로 자세하게 밝힐 수 있었습니다. 이번 연구는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과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최교수 연구팀은 "작은 것이 아름답고 간단한 것은 우아하다. 본 연구는 아주 작은 분자로도 긴 파장의의 형광성을 구현할 수 있다는 이론적인 토대를 세웠다'면서 "가시광 전 영역에 걸쳐 빛을 내는 가장 작은 형광체 라이브러리를 합성으로 구현함으로써 기능성 분자의 새로운 영역을 열었다는데 중요성이 있다"라고 설명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