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컬리 주식 상장 준비, 경쟁력은 후퇴.

미국 증시 상장을 노렸던 마켓 컬리가 방향을 틀어 한국 증시 상장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지난 9일 마켓 컬리 운영사 컬리는 2254억 원 규모의 투자 유치를 마치고 기업공개는 한국 증시 상장을 추진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마켓 컬리가 미국 증시 상장 대신 한국에 상장하더라도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할지 우려스러워합니다.

 

 

한국 증시 상장 준비.

컬리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중 하나인 밀레니엄 매니지먼트와 CJ대한통운이 신규 투자자로 참여한 이번 시리즈 F 투자에서 2조 5,000억 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습니다. 하지만 김슬아 대표의 지분율은 이번 투자 유치 때문에 더 떨어졌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 때문에 국내 증시 상장 후 김 대표가 다른 투자자들의 경영 간섭에서 벗어날 수 없을 거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자연스레 나오는 것 같습니다.

 

 

신선식품 후발주자들의 성장.

마켓 컬리의 최대 장점인 신선식품 새벽 배송은 쿠팡이 미국 상장을 통해 마련한 대규모 자금으로 신선식품 전용 물류센터를 운영하기 시작해 '로켓 프레시' 경쟁력을 높이고 있고, 네이버도 CJ대한통운과 손잡고 다음 달 경기도 용인시에 신선식품 전용 보관에 특화된 콜드체인 풀필먼트 센터를 열 예정입니다. 새벽 배송 업체 중 유일하게 알짜 경영을 하고 있다고 평가받는 오아이스 마켓 또한 내년에 울산광역시에 추가 물류센터를 열 계획입니다. 이렇게 후발주자 업체들이 빠르게 치고 올라오고 있습니다.

 

이뿐 아니라 마켓 컬리가 프리미엄 신선식품의 온라인 배송을 선도한다는 인식도 최근 들어 다소 줄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마켓컬리는 서비스 초창기에는 '프리미엄은 오프라인에서, 가성비는 온라인에서'라는 공식을 깨고 온라인에서도 품질 좋은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는 인식을 소비자에게 심어줬습니다.

 

마켓컬리 새벽배송 모델 박서준.

 

근래 다른 업체들이 마켓컬리가 지켜오던 프리미엄 자리를 노렸습니다. 대표적으로 현대백화점이 지난해부터 온라인 식품몰 '현대 식품관 투홈'을 통해 수도권에서 프리미엄 신선식품 새벽 배송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지난 5월 새벽 배송 서비스 '새벽 투홈' 매출이 지난해 론칭 대비 183.8% 증가했습니다.

 

이밖에 '극신선'을 추구했던 마켓 컬리의 차별적 요소도 점점 사라지고 있습니다. 마켓 컬리는 제품의 신선도를 위해 중간 유통 과정을 없애고 직접 상품을 생상지에서 바로물류센터로 보내 배송하기 때문에 신선식품 판매 기한이 업계 대비 매우 짧은 점이 강점이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홈플러스 같은 기존 오프라인 업체를 비롯해 네이버, 위메프 등 온라인 플랫폼들 까지 잇달아 현지에서 바로 제품을 배송하는 '산지직송'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마켓 컬리의 차별적 요소 경쟁력이 사라졌습니다.

 

 

비식품 영역으로 확대.

마켓 컬리도 이런 내용을 알고 신선식품 외 가전제품이나 호텔 숙박권 등 비식품 상품 판매영역을 넓히고 있습니다. 화장품이나 주방용품 등으로 점차 상품 카테고리를 확대해온 마켓 컬리는 지난달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대형가전들을 판매하기 시작했습니다. 또 인터파크를 신규 호텔 상품 공급자로 선정해 여행 상품을 판매하기로 했습니다.

 

 

김슬아 컬리 대표는 "생산자들과는 상생 협력에 힘쓰고, 기술 투자와 인재 유치로 고객 가치를 높여 장보기 시장의 혁신을 선도하겠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주식시장 상장 준비기간이 최소 6개월 이상 걸리므로 이르면 내년 초에나 상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경쟁력 약화라는 한계를 뚫고 성공적으로 상장하고 새벽 배송 창시자의 자리를 지켜낼지 미지수입니다.